여행

[블랙야크 100대 명산] 지리산 반야봉·바래봉 1일 2산 산행기

포근한 망고 2026. 9. 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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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732미터 지리산 반야봉 정상석

용인에서 지리산은 역시 멀다. 한 번 내려가려면 가능하면 여러 곳을 다녀오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야봉과 바래봉을 하루에 걷기로 했다. 이번 산행도 언제나처럼 혼자 다녀왔다.

2026년 9월 17일 새벽 3시 17분, 성삼재휴게소에서 반야봉으로 출발했다. 오전 9시 45분에 다시 성삼재로 돌아왔고 운봉읍에서 점심을 먹은 뒤 바래봉으로 향했다. 두 번째 산행까지 끝내니 오후 2시 41분이었다.

이번 산행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게 하나 있었다. 일출을 영상으로 찍어 집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무릎이 아파 마음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고 결국 해가 떠오르는 순간도 놓쳤다. 아쉽긴 했지만 고요한 새벽부터 날이 밝아오는 동안 걸었던 반야봉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날의 1일 2산 일정

구분 반야봉 바래봉
해발 1,732m 1,165m
들머리 성삼재휴게소 운봉아래
산행 시간 03:17~09:45, 6시간 28분 11:41~14:41, 3시간
이동 거리 16.26km 7.94km
방식 원점회귀 원점회귀
주요 경로 노고단고개·돼지령·피아골삼거리·노루목 바래봉삼거리

두 산에서 총 9시간 28분 동안 24.20km를 걸었다. 반야봉을 마치고 바래봉을 시작하기까지 걸린 1시간 56분에는 이동과 점심시간이 포함돼 있다.

전날 밤 10시, 용인에서 출발

전날 밤 10시쯤 집을 나섰다. 저녁을 먹은 지 시간이 꽤 지났고, 운전을 마친 뒤 바로 산을 타려면 배도 어느 정도 채워야 했다. 새벽 1시쯤 마지막 휴게소인 춘향휴게소에 들러 라면 하나를 먹었다. 든든하게 먹었다기보다는 산행 전에 허기를 달래는 정도였다.

성삼재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10분쯤이었다. 주차장에는 차가 몇 대밖에 없었다. 기온도 낮은 데다 바람까지 세게 불어 차 밖은 생각보다 더 쌀쌀했다.

입산이 가능한 새벽 3시까지는 차 안에서 기다렸다. 음악을 들으면서 코스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차도 몇 대 없고 주변도 조용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산에 오르기 전 이 시간이 참 좋았다.

3시가 되자 등산객을 태운 버스가 들어왔다. 조용하던 주차장에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기 시작했다. 나도 그때 차에서 나와 천천히 준비했고 3시 17분에 출발했다.

새벽 3시 17분, 성삼재에서 반야봉으로

반야봉 산행은 성삼재휴게소에서 시작했다. 노고단고개, 돼지령, 피아골삼거리, 노루목, 반야봉삼거리를 지나 해발 1,732m 반야봉에 오른 뒤 같은 길로 돌아오는 코스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와 노루목을 거쳐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이동 경로를 가이드선으로 표시한 코스 지도

성삼재휴게소 → 노고단고개 → 돼지령 → 피아골삼거리 → 노루목 → 반야봉삼거리 → 반야봉 → 원점회귀

노고단고개까지 가는 동안 길이 두 번 나뉘었다. 하나는 편안한 길, 다른 하나는 조금 힘들지만 짧은 길이었다. 이날은 두 산을 가야 했기 때문에 두 번 모두 짧은 길을 택했다.

노고단고개에서 확인한 기온은 7.7도였다. 바람도 여전히 많이 불었다. 가벼운 바람막이를 입었지만 춥게 느껴질 정도였다.

노루목부터 신경 쓰이기 시작한 무릎

노루목까지는 평이한 산길이라 걷기 어렵지 않았다. 노루목삼거리에 도착할 무렵에는 주변이 조금씩 밝아졌다. 일출 시간을 생각하면 마음은 급했지만 무릎이 문제였다. 일주일 전 가리왕산에서 무리가 갔던 곳이 계속 아파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결국 반야봉삼거리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이미 떠 있었다. 조금만 빨랐다면 일출을 영상으로 남길 수 있었을 텐데.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라 더 아쉬웠다.

노루목을 지나면서부터는 길도 가팔라졌다. 반야봉삼거리를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구간이 이번 코스에서 가장 힘들었다. 경사는 심하고 무릎은 계속 아팠다. 그냥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올라갔다.

생각보다 조용했던 반야봉 정상

정상에 도착하니 새벽과는 날씨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성삼재와 노고단고개에서 세게 불던 바람은 거의 멈췄고 하늘은 아주 맑았다. 등산객 대부분이 종주 코스로 갔는지 반야봉 정상에서 만난 사람은 두 명 정도뿐이었다.

정상에서는 막 떠오른 해를 한동안 바라봤다. 정작 떠오르는 순간은 놓쳤지만 그래도 좋았다. 어두운 새벽부터 하늘이 밝아오는 모습을 계속 보며 걸어서인지, 두 산 중에는 아무래도 반야봉이 더 기억에 남는다.

2017년 성중종주 이후 9년 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이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일이라 그때 기억이 또렷하게 떠오르지는 않았다. 다만 이 길을 걷다 보니 성중종주 코스를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하산 전에는 오랜만에 무릎보호대와 등산스틱도 꺼냈다.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데 이날은 어쩔 수 없었다. 보호대를 해도 통증이 계속돼 중간중간 멈춰 스프레이 파스를 뿌렸다.

오전 9시 45분 성삼재휴게소로 돌아오며 첫 번째 산행을 마쳤다. 새벽 3시 17분에 출발해 반야봉 원점회귀에는 6시간 28분이 걸렸다.

성삼재휴게소 주차 정보

성삼재주차장 주소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노고단로 1068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정보를 보면 중·소형차 기준 최초 1시간은 1,100원, 이후에는 10분당 300원이다. 7시간 30분을 넘으면 13,000원이며, 주차 시간과 차종, 감면 여부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주차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한국관광공사 관광정보의 성삼재 안내와 현장 요금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다. 성삼재 방향 도로 통제와 탐방로 운영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노고단 탐방 안내에서도 성삼재주차장 위치와 도로 통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배고파서 찾은 운봉읍 장터국밥

새벽 1시에 먹은 라면 하나가 전부였으니 산행을 마치자 밥 생각부터 났다. 바래봉으로 가는 길에 문을 연 식당을 찾아보다가 운봉읍 장터국밥에 들어갔다.

메뉴는 9,000원짜리 얼큰소고기국밥. 맛은 평소에 먹던 소고기국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버섯인지는 몰라도 안에 들어 있던 버섯이 유난히 좋았다. 밥을 먹었다고 체력이 갑자기 돌아온 건 아니지만 적어도 배고프지는 않았다.

오전 11시 41분, 운봉아래에서 바래봉으로

처음부터 두 산을 갈 생각이었고 바래봉은 거리도 시간도 비교적 짧았다. 밥을 먹고 나서 갈지 말지를 다시 고민하지는 않았다. 원래 계획대로 운봉아래로 향했다.

운봉아래에서는 보통 지리산 허브밸리 주차장을 이용한다. 이날은 평일이라 들머리 바로 옆, 운지사 입구 쪽 공터에 차를 세웠다. 이미 세 대가 주차돼 있었다. 오전 11시 41분부터 두 번째 산행을 시작했다.

운봉아래에서 바래봉삼거리를 거쳐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이동 경로를 가이드선으로 표시한 코스 지도

운봉아래 → 바래봉삼거리 → 바래봉 → 원점회귀

운봉아래에서 바래봉삼거리까지는 임도가 잘 정비돼 있다. 길을 잃을 만한 곳은 없지만 시작부터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솔직히 비슷한 길이 계속 이어져 예상보다 지루했다.

반야봉을 다녀온 피로보다 무릎 통증이 더 신경 쓰였다. 빨리 걷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어서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올라갔다.

해발 1165미터 바래봉 정상석과 파란 하늘

해발 1,165m 바래봉 정상도 조용했다. 바람은 거의 없었고 대신 햇살이 뜨거웠다. 정상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잠시 혼자 머물다가 왔던 길로 다시 내려왔다.

하산할 때도 무릎 때문에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 오후 2시 41분 산행을 마쳤고, 7.94km를 걷는 데 정확히 3시간이 걸렸다.

두 산을 모두 걷고 나서

반야봉은 성삼재에서 출발해 여러 갈림길을 지나는 16.26km 코스다. 노루목까지는 무난했고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이 가팔랐다. 바래봉은 7.94km로 더 짧고 길도 단순하다. 다만 정상까지 비슷한 임도가 계속돼 생각보다 지루했다.

새벽 3시 17분에 첫 산행을 시작해 오후 2시 41분에 바래봉까지 마쳤다. 순수 산행 시간만 9시간 28분이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속도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처음 세운 계획대로 두 산을 모두 걸었다.

9년 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

일출을 영상으로 남기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고요한 성삼재 주차장에서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던 시간, 노루목부터 조금씩 밝아지던 하늘, 반야봉 정상에서 막 떠오른 해를 바라보던 순간은 남았다.

반야봉에서는 새벽부터 아침까지 날이 밝아오는 모습을 봤다. 바래봉에서는 뜨거운 햇살 아래 혼자 걸었다. 같은 날 다녀온 두 산이지만 이번 산행을 떠올리면 반야봉이 먼저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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